조수석 앉은 사람 음주측정거부로 처벌 못해
대법, 음주측정불응죄 벌금 200만원 원심 파기
도로교통법상 음주측정불응죄에 있어서 음주측정요구에 응해야 할 사람은 자동차 운전자로, 동승자는 경찰의 음주측정요구를 거부해도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OO(57)씨는 2004년 9월 포장마차에서 최OO씨 등 지인 2명과 소주를 마신 뒤 최씨가 운영하는 호프집에서 맥주를 마시기 위해 최씨의 승용차 조수석에 탔다.
그런데 이동하던 중 전방 70~80m 앞에서 음주단속을 하는 것을 발견하고 어두운 도로 가장자리에 차를 급히 세웠다. 최씨가 음주운전에 무면허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 때 소변을 보려고 내린 이씨는 운전자로 의심받아 음주측정을 요구받았으나, 거부해 기소됐다.
1, 2심 재판부는 이씨가 자동차 조수석에 동승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실제 운전자의 운전사실을 숨기려는 의도 아래 행동하는 등 음주측정을 요구할 당시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음에도 음주측정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되돌려 보낸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경찰은 음주측정요구를 할 수 있으나, 그 음주측정요구에 응해야 할 사람은 자동차 운전자이지, 자동차 운전자가 아닌 때에는 주취운전금지 규정을 위반했다고 볼 여지가 없어 음주측정에 응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따라서 조수석에 탄 피고인은 자동차 운전자가 아니어서 경찰의 음주측정요구에 응해야 할 사람이 될 수 없는데도, 원심은 음주측정불응죄에 있어 음주측정요구에 응해야 할 사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형벌법규의 해석을 그르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