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찬 판사, 간통 호되게 꾸짖고 법정구속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짓밟는 반인륜적 범죄 저질러”
이웃집 남자가 정신지체장애를 갖고 있는 점을 악용해 그가 집안에 있는데도 안방에서 그의 아내와 대낮에 간통 범행을 저지른 파렴치한 40대에게 법원이 호되게 꾸짖으며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간통 사건은 대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게 보통이며 또 최근에는 대부분 집행유예 판결을 받는 게 통상이어서 법정 구속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다.
대구 신기동에 사는 전OO(47)씨는 지난해 11월 10일 점심 무렵 이웃집에 사는 A(여)씨의 집 안방에서 A씨와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기소됐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피해자의 딱한 상황을 악용한 파렴치한 범죄이어서, 여느 간통 사건과는 달리 안타까움을 더해 주고 있다.
우선 간통이 이뤄지는 장소가 보통 승용차나 모텔, 혹은 배우자 없이 혼자 사는 집과 같이 남이 볼 수 없는 은밀한 곳에서 이뤄지는데 이번 사건은 바로 이웃집에서 일어났다.
이는 A씨의 남편인 B씨가 정신지체장애 2급을 갖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전씨는 B씨가 정신장애자로 성적 능력도 없는 점을 악용해 심지어 B씨가 집안에 있는데도 그의 안방에서 대낮에 A씨와 수시로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간통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을 당시 전씨는 범행사실을 시인했으나, 자신의 파렴치한 범행이 들통나 자책한 때문인지 A씨가 지난 4월 자살로 의심되는 추락으로 사망하자 전씨는 뻔뻔하게도 태도를 바꿔 범행을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결국 전씨의 간통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현장을 목격한 B씨의 증언이 필요했다. B씨는 사물에 대한 판단력도 떨어지고 진술 역시 명료하지 못했으나, 참기 힘든 기억을 되살려 법정에서 진술해야 했다.
B씨는 전씨가 아내의 배 위에 올라가 성관계를 하고 있었던 상황을 목격했다고 분명하고도 단호히 진술하며, 거듭 간통 당사자들에 대한 형사처벌을 원한다는 의사표시를 했다.
이번 사건 심리를 맡아 재판을 진행한 대구지법 형사4단독 손현찬 판사는 ‘전씨의 간통 범죄는 피해자 B씨의 최소한의 인격적 자존심마저 짓밟는 반인륜적 범죄’라고 규정하면서, 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손 판사는 “비록 최근 간통죄 폐지론이 다시 힘을 얻고 처벌 정도 역시 약화됐을 뿐만 아니라, 현재 위헌 여부에 대해 헌법재판소에서 사건이 계류 중이라는 점을 십분 감안하더라도 실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며 전씨의 범행에 무거운 죄책을 물었다.
손 판사는 판결문에서 먼저 “간통죄는 세계적으로 폐지 추세에 있고, 개인의 내밀한 성적 문제에 법이 개입함은 부적절한 측면이 있으며, 협박이나 위자료를 받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가 많아 현재 간통죄 폐지론과 존치론이 팽팽하게 맞서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간통죄는 그동안 여러 차례 위헌 여부가 문제돼 왔고, 최근 일부 법원에서 간통죄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사유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해 현재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에 있으나, 위헌 여부 결정이 날 때까지 심리를 중단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법원의 재량과 판단 하에 기소된 간통 사건에 대해 얼마든지 판결을 선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손 판사는 다만 “국민의 법의식의 변화 등을 충분히 고려해 처벌 수위를 결정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간통에 이르게 된 경위, 간통으로 인한 결과, 간통 후의 정황 및 뉘우침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간통 경위가 상대 배우자의 귀책사유 유무 및 정도, 간통 전에 이미 혼인생활이 사실상 파탄에 이르렀는지, 순간적인 유혹이나 충동에 의해 간통을 저질렀는지 아니면 계획적·노골적으로 했는지 여부와 간통으로 인한 상대 배우자의 정신적 충격과 고통의 정도, 정상적인 가정이 간통으로 인해 파탄에 이르렀는지 여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손 판사는 전씨의 파렴치한 범행에 대해 호되게 꾸짖었다. 손 판사는 “B씨가 정신지체장애를 앓고 있는 것을 알고, 심지어 B씨가 집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낮에 안방에서 A씨와 성관계를 갖는 등 사실상 A씨의 남편 행세를 하는 범행 수법이 참으로 대담하고 뻔뻔하다”고 꾸짖었다.
이어 “과연 정신장애자로서 성적 능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부당한 처우에 대해 항의할 능력조차 없는 B씨가 태생적으로 떠 안아야만 할 귀책사유로서 피고인의 간통을 정당화할 수 있는지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B씨 스스로도 자신이 정신능력이 부족한 장애인이라는 점을 알고 있어 항상 자괴감을 느껴 온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의 범행은 B씨의 열등심을 이용해 최소한의 인격적 자존심마저 짓밟는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것”고 호통쳤다.
손 판사는 “경찰조사에서 간통사실을 인정했던 피고인은 A씨가 자살로 의심되는 추락으로 사망하자 법정에서 범행을 전면 부인해 결국 유일한 증거방법인 B씨에게 법정에서 당시의 상황을 진술토록 만들은 점에서 범행 후 개전의 정 역시 전혀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법원은 주저 없이 피고인에게 중형을 선고함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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